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엄마의 수첩
| 관리자 | 조회수 554

엄마의 수첩

모처럼 집안 청소를 하는데
손때 묻은 수첩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.
비스듬하게 누은 글씨로 봐서
엄마 수첩이 틀림이 없었다.

호기심이 발동한 나는
수첩을 한 장 한 장 들춰보았다.
할아버지 할머니 제사 때 올릴 음식들,
아빠에게 섭섭했던 것들,
엄마가 좋아하는 노래 가사 구절들,
나를 야단치시고 마음 아파하며
적은 몇 줄의 글들
엄마의 인생이 고스란히
그 수첩 안에 들어 있었다.

수첩 중간쯤보고 있는데
그 속엔 또 내가 모르는 낯선 지명들도
빼곡이 적혀 있었다.
전국의 이름난 지명들이 거기에 다 들어있었다.

이상하다.
친척들 주소도 아니고
친구 분들 주소도 아니고
주소를 들여다보고 있는데
갑자기 가슴이 찡해 왔다.
엄마는 텔레비전에 나오는
아름답고 좋은 곳들을 볼 때마다
이렇게 수첩 가득히 메모를 하고 계셨던 것이다.

언젠가 한 번쯤은
가봐야지 하시면서 가슴이 메어 왔다.
이 많은 주소지 중
엄마가 가 보신 곳은 한 군데도
없었기에 가족들 챙기시느라
몸과 마음은 여행을 떠날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.

수첩을 제자리에 놓아두며 마음속에 말했다.
"엄마, 엄마가 꿈꾸는 곳으로
제가 한 번 모시고 갈게요.
" 오늘도 저녁을 짓느라
또 한 가지의 당신의 소망을 지우고 계신
엄마의 뒷모습을 보며나는
그렇게 가슴 아파하고ㅈ 있었다.
엄마 사랑해요.

출처: 시마을/ 지혜의 향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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